시간과 영원의 저자 배대근 시인의 시詩 '봄비'

꽃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담긴 시인의 진심은 사랑 이었다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4/02 [17:25]

시간과 영원의 저자 배대근 시인의 시詩 '봄비'

꽃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담긴 시인의 진심은 사랑 이었다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0/04/02 [17:25]

늙은 비로 불리지 않아서 감사했던 봄비 내리던 날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어느 시에서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이라고 표현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일기예보 미쓰박은 오늘 종일 비가 내릴 거라고 했다. 그런데 그 비는 아침 출근길에 잠시 내리다말고 종일 맑다. 차라리 비가 내렸으면 비 온다는 핑계로 배대근 시인이 쓴 시집 ‘시간과 영원’을 다시 한 번 더 탐독해 봤을 터인데 계절을 틈타 내리는 봄비는 아직 젊어서인지 늙어가는 필자 곁에 오래 머물기를 거부한다. 시인의 시는 늘 달달한 솜사탕처럼 희고 눈부시며 반짝거림이 있다. 오늘 받아본 그의 시 ‘봄비’는 어떤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젖어들지 그의 시 속으로 시인을 만나러 간다.

 

 봄비 / 배대근

 

오늘 새벽에 비가 내렸다

 

봄비라고 했다

 

얼마 전 아마도 동일한 형태의 물방울을 겨울비라고 불리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우수에 젖어 우산을 쓰며 겨울 거리를 걸었다

 

또 나는 어떤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수라고 부르는 것을 보았다. 또 나는 한 사람이 어린이로 불렸다가 젊은이로 불렸다가 아저씨로 불리다가 늙은이로 불리는 것도 보았다

 

오늘 새벽에 비가 내렸다

 

나는 그것이 늙은 비로 불리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시인이 쓴 시 '봄비' 전문이다. 올해는 비가 잦은 편이다. 농사 준비에 바쁜 시골에서의 봄비는 반가운 비임에 틀림이 없다. 그 봄비만큼 배대근의 시가 반가운 이유는 그간 시인은 시집을 출간한 후유증 탓인지 잠시 침잠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적당히 수온도 올라가고 비까지 내리는 날, 조용한 바닷가 어딘가에서 낚시를 하며 대어 한 마리 올라오기를 기대하는 태공의 기다림 못지않은 애틋함으로 그의 시를 필자는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의 온도에 따라 같은 물질이라도 겨울비가 되기도 하고 봄비라고도 불리는 이유를 필자는 어떤 경계의 기준을 두고 말하는지 모른다. 아마 시인도 그랬었나 보다. 빗속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움 사이로 잠깐씩 스쳐 지나는 그림들이 생의 희로애락을 다 이야기 해주는 비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늙은 비, 아직은 청춘인 시인의 마음이 이 봄 급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시인은 서평에도 정평이 나있다. 필자와의 인연도 예사롭지 않음은 필자의 제 2시집 서평을 맡았던 시인이다. 그의 삶은 늘 수도자의 삶인지라 바르고 깔끔하다. 봄풀처럼 웃는 미소도 아름답거니와 부드러운 인상은 젊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비결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의 시 행간 행간마다에는 늘 새로운 이야기들이 튀어 나온다. 봄꽃같이 예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가을 단풍처럼 붉은 생의 모습들이 아름답게 펼쳐지기도 한다. 글을 쓰지 않으면 몸 어딘가에서 탈이라도 날 것 같은 시인, 배대근의 시가 다시 독자들의 사랑을 제대로 받는 시간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배대근 시인 프로필>

 

▲ 시간과 영원의 저자 배대근 시인  © 혜윰이현수 기자

 

-2011 한국문단 10월호에 '자유'라는 시로 등단

-동인지 시인들의 외출 1.2권과 시인들의 산책3.4.5권 출간

-대한시문학회 문학상 위원

-현, 부용교회 부목사

-시집 "시간과 영원"

 

GCN 혜윰이현수 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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