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입구에서 비를 만나던 날 천유근의 시가 비에 젖었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정의로운 시인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3/31 [17:15]

부석사 입구에서 비를 만나던 날 천유근의 시가 비에 젖었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정의로운 시인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0/03/31 [17:15]

문학의 상업화를 거부하는 시인 천유근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비상시국이다. 거리에 흩날리는 벚꽃 잎도 예전에 비해 생기를 잃어 보인다.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은 두말할 것 없고 기업을 하는 분들이나 학교 관련 종사자 등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예상보다 어렵고 곤란해져가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비단 이 뿐이겠는가? 프로 스포츠도 중지 되어있고 연예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어 생계가 막막한 사람이 한 둘 아닌 시대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멈추지 않고 문학은 혼자서라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이 어렵고 힘든 난국 속에서도 글은 자판에서 살아 움직인다. 시대의 아픔에 맞서 투쟁하고 늘 정의 앞에 용맹해지는 천유근 시인, 필자가 그를 소년 시인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그의 시와 그의 미소는 늘 소년처럼 맑고 싱싱하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시인 특유의 아집으로 그의 삶은 독자들의 정신을 깨쳐 나간다. 오늘은 그의 시 ‘부석사 입구에서 비를 맞다’를 암송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부석사 입구에서 비를 맞다  / 천유근

 

부석사 입구 마을에서

비를 만났다

은행나무 잎들이 비에 젖어

발밑에서 어서 오라 합장하고

하늘로 두 팔 뻗은 사과나무들의

가난한 저녁 예불

아 얼마나

간결한 시인가

 

천유근의 시는 간결하다. 부석사를 시인과 함께 동행한 기분이 저 짧은 시에서도 드러났다. 마을 입구에서 비를 만났다를 상상하며 노랗게 물든 가을 은행잎이 비에 젖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하늘로 뻗은 늙은 사과나무들의 가지 사이로 저녁노을이 물드는 시간, 시인의 생각은 작은 암자에서 들려오는 쇠북 소리와 노승의 염불 소리를 시에 입히고 가난한 예불로 마무리했다. 종교를 떠나 이 짧은 몇 줄의 시에서 장엄함이 느껴지게 하는 깊이를 독자는 느낌으로 안다.

 

한국 현대문학이 1894 갑오개혁을 경계로 신문학이 이루어 졌다면 21세기 이후 신 프롤레타리아 문학이 다시 등장한다면 문학예술가 동맹을 주도하는 한 축에 우리가 아는 천유근 시인이 분명 선두에 계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문득해보게 된다. 그만큼 그의 사상적 색깔은 뚜렷하여 독자들의 지지기반도 선명한 색깔을 구사하게 만드는 시인이 아닌가 싶다. 시인의 색깔이 투명하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그의 정신세계가 맑다는 의미 일지도 모른다. 필자가 소년 시인 천유근이라 칭하는 이유를 기사를 접하는 모든 독자들이 이해하고 그의 맑은 사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90년대 이후 문학의 상업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책이 팔리는 것에도 구애받지 않았으며 본인을 드러내지도 않았던 시인, 프로필에 단 네 글자 “경주 태생”으로 마무리하는 그의 독특함에 필자는 진정한 이 시대의 시인이다를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그와 함께 글을 대함이 행복하기만 하다. 천유근 시인의 문운을 기원하며 그의 글이 특별한 독자층을 만들어 가기를 희망해 본다.

 

▲ 천유근 시인   © 이현수 기자

 

<천유근 시인 프로필>

 - 경주 태생 

 

GCN 이현수 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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