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야생화의 시인 김성호의 시 따라잡기

시상이 없는데 무작정 시를 쓴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3/30 [14:31]

꽃과 야생화의 시인 김성호의 시 따라잡기

시상이 없는데 무작정 시를 쓴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0/03/30 [14:31]

좋은 시의 소재를 찾기 위해 야생화와 함께 사는 시인, 김성호

 

[강건 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봄날이다. 시인의 가슴에도 봄꽃이 가득해 있을 계절이다. 시인이 시를 짓지 않는다면 그건 시인이 아니다. 이 좋은 계절 카메라 하나면 삼라만상 좋은 그림은 다 잡아내는 시인인 있다. ‘신이 쓴 시’, ‘꽃의 오해’ 등 절찬리에 판매된 그의 시집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시인의 혜안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 오늘 소개할 시는 시인의 시집 - 꽃이 있어 좋은 날(2015)에 수록되어있는 시조 한 수를 다시 공개하려 한다.

 

*소쇄원(瀟灑園) / 평죽 김성호

 

소쇄원 담벼락에 사람꽃 피었는가

꽃담에 기대보니 기척이 있는듯해

바람이 지나는 소리 너였는가 묻는다

 

소쇄한 대나무숲 오수 들어 적막하고

인기척 잦아드니 양산보 대님 매네

실개천 파안대소로 속세를 닫아건다

 

꽃담을 따라 걷다 그님을 만나거든

대숲에 숨어사는 그님을 찾거들랑

달 걸린 제월당에서 기다린다 하시게.

 

*시집 - 꽃이 있어 좋은 날(2015)

*소쇄원은 조선 중기에 지어진 대표적 별서서원(민간정원)으로 기묘사화로 정치에 뜻을 잃고 낙향한 양산보가 지었다 한다. 현재 담양에 소재...

 

언젠가 시인은 필자의 요청으로 ‘나의 시론’을 초보 시인들에게 전파했던 기억이 있다. 시는 시다워야 하며 산문과 구별되어야하고 어떤 장르보다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시도 아니고 산문도 아닌 잡문을 시라 우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군인과 민간인을 옷에서 구별하듯 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시가 소설과 다른 것은 소설이 상상력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분야라면 시는 오히려 망상적인 글을 써서 글 자체를 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와 결부된다. 시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한행 한 행에 임팩트가 없는 비문이나 평문은 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인은 시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학이라는 모든 장르가 가치를 중시하지만 특히 시는 삶의 가치를 중요시 하는 분야로 퇴폐적 표현 보다는 정서순화를 위한 글과 시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시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시 쓰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상이 없으면 한 줄의 시를 쓸 수 없듯 그는 시상을 잡아내기 위해 늘 카메라를 손에 들고 들로 산으로 바다로 여행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사진솜씨는 이미 수준급 이상이다. 위에 소개한 소쇄원 시조도 그의 발품으로 만들어진 시상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소쇄원을 찾는 탐방객의 발걸음이 그의 시조에서 자박 거리며 걸어 나오는 느낌이다. 대숲에 숨어 사는 시조 속의 그녀 사연이 달 밝은 제월당에서 달빛에 흩어지는 봄이다. 시인의 가치는 글에서 그 인격이 드러난다. 그런 면에서 필자가 아는 김성호시인은 그 인격의 깊이가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두터운 시인이다.

 

고려후기 신흥 사대부의 등장으로 유교적 이념을 새로운 양식으로 표현해 내기 위해 창안된 것이 시조로 알고 있다. 조선왕조 500여년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귀족과 평민 계급을 총망라하여 폭 넓게 자리 잡은 문학양식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옛 모습 그대로를 이어오고 있는 시조를 시인의 시집에서 다시 끄집어 낸 이유는 김성호 시인하면 시만 쓰는 시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 특별히 시조 한 수를 소개하려한 것임을 인지하기 바란다. 시인의 시가 한국 시 문학을 대표하는 그날이 머지않았음을 독자들이 먼저 알고 있으리라 느끼며 시인의 건강과 건필을 기원 드리는 바이다.

 

▲ 꽃, 야생화와 함께 사는 김성호 시인  © 이현수 기자

 

<김성호 시인 프로필>

충북 무극에서 출생하여 호는 평죽이다. 2002년 4월 워간문학세계에서 시 부문으로 등단하였고, 2006년 고양예고에서 시 창작을 가르쳤다. 제12회 시세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시집 ‘장승이 된 우체부’ 외 ‘신이 쓴 시’ 등 6집이 있다.

 

GCN 이현수 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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