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문화뉴스가 만나는 4월의 작가, 박정숙 시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시가 허구라고 정의할 만한 것에는 과학적 증명을 떠나 독자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2/04/14 [15:22]

강건문화뉴스가 만나는 4월의 작가, 박정숙 시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시가 허구라고 정의할 만한 것에는 과학적 증명을 떠나 독자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2/04/14 [15:22]

가치의 기준은 서로 다름을 역설적으로 잘 표현한 시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선임기자] 어떤 사람은 좋은 시를 쓰고 싶다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좋은 시를 쓸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는다. 비슷한 것 같지만 좋은 시와 잘 쓴 시의 경계는 모호하다. 잘 쓴 시가 재기에 바탕을 두고 시의 흐름을 탄 시라고 본다면 좋은 시는 시대를 초월하여 두고두고 독자에게 감명을 주고 깊은 울림으로 남는 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좋은 시의 요인에 독창성이 그 주체적 요인이라면 시 창작의 절대적 소재는 작가 스스로의 체험적 경험일지도 모른다. 시 속의 화자가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어 주는 자아가 될 때 시는 감성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시가 허구라고 정의할 만한 것에는 과학적 증명을 떠나 독자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듯한 박정숙 시인의 독특한 대화형 산문시 한수를 엿보았다.

 

 

너무 작은 손 / 박정숙

 

팔 순 앞둔 손 큰 언니 세분 모시고 속초나들이 갔었지.

세상은 온통 내 품에서 초록으로 변하고 있었어.

 

 언니 1 : 음음~, 그대 명동에 있는 그 양장점이 최고였지, 막 긁어모았어.

 언니 2 : 옷 공장 하면서 막 모으던 시절이 있었지, 내가 중매한 미싱사 다 부자 됐지.

 언니 3 : 집 장사가 최고였어, 헌집 수리해 새집으로, 새집 쪼개 분양할 때 돈도 절로 새끼 쳤어 ....

 

수시로 주름진 굽은 손은 스마트 폰으로 금리 외환 주식시세 확인하며, 이 언니들 아직도 잡아야할 것 많고 추억도 많아 서로 경험담 늘어놓지만 막내인 나는 그저 손안에 든 핸들이나 꼭 잡은 채 네비게이션을 따라가기만 한다.

 

스마트폰도 핸들도 손에서 내려놓기 쉽지 않은 먼 여행길, 녹초가 되어도 한바탕 웃었던 나들이에 모두 생기가 도는 거 있지? 일생동안 그 무거운 황금빛 추억의 그림자 지고 다니는 큰손 언니들손 사실은 너무 가늘고 작았어, 운전하는 내 손보다 작은 거 있지.

 

 

‘ 나는 이 시를 과거 회상법으로 읽어보았다. 시를 읽으며 시인이 말하는 세 언니를 대신하여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 흔히 말하는 나의 ‘라떼는 말이야’ 하는 그 시간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왜곡과 변형을 거듭해 생겨난 이야기가 아니라 시 속 화자들의 실제 과거이야기를 묘사한 시다. 큰손 언니들의 삶과는 대비되는 시인의 손은 이미 큰 손 언니들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핸들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언니들의 과거 회상을 넘어 작가 자신의 회복에 이르는 시라고 볼 수 있다.

 

과거를 반추하기위한 자세에는 누구나 과거를 회상하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 어려운 일이나 고된 일을 겪은 뒤에는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희망적인 의미를 담고 회상에 잠겨보기도 하는 것이 사람이다. 손 큰 언니들의 대화를 들으며 시인의 마음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도 현실을 보는 마음은 크게 바뀌지 않는 것이 사람임을 알았다. 세속적 물욕에 대한 저항, 평생의 시간을 그들과는 다르게 살아온 시인, 경제적 가치에 대한 가치관은 시에서 보았듯이 과거 경험의 회상과 평가, 현재 경험하는 가치의 기준은 서로 다름을 역설적으로 잘 표현한 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시인의 문운을 빈다.

   

 

 

▲ 박정숙 시인  © 이현수 기자

 

 

-박정숙 시인은 경남 창원에서 출생했다. 2019년 <영남문학>겨울호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으며 계간문예 작가회이사, 사)영남문학예술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선임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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